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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타인과 술을 마시게 되면 한 번씩은 꼭 듣거나 내가 상대방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사람마다 주량은 제각각이지만 내 주량으로 말할 것 같으면 소주 반병이다. 반병 이후로는 내가 술을 마시는지 술이 나를 마시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만큼 연속적으로 꿀떡꿀떡 술을 들이켜고는 노래방에 달려가 박지윤의 ‘성인식’에 맞춰 춤을 춘다. 나의 몹쓸 술버릇이다.


커피에도 주량이 있는 것이 아닐까? 주량은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을 뜻하지만 나는 하루치 견딜 수 있는 커피 분량을 ‘커피주량’이라 부르고 싶다. 내 주변에는 커피를 한모금도 입에 대지 못하는 지인들이 꽤 있다. 그들은 대체로 커피숍에서 차나 주스를 시킨다. 카페인이 몸에 들어가면 심장이 벌렁대고 정신이 새벽녘까지 말똥말똥하여 한숨도 자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하루에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반면 아무리 커피를 많이 마셔도 수면하는 데 끄떡없는 친구도 있다. 한 잔 이상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두 잔 이상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 다들 나름의 커피주량이 있을 것이다.




나는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게 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피곤은 피곤대로 몰려오면서 위액이 역류하듯 속이 쓰림과 동시에 잠을 이룰 수 없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내 한계를 뛰어넘어 만취하여 놀고픈 날이 있듯 커피도 마찬가지다. 어떤 날 나는 일부러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취기가 돌듯 카페인에 각성하여 잠으로부터 도피한다. 동이 터서 창문에 아침빛이 스며들 때까지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좋아하는 음악도 맘껏 들으면서 어제와 오늘의 경계가 허물어지도록 하루를 오래오래 만끽한다.


연인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날은 어떠한가. 아침은 오지 말아야 할 것처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날. 그럴 때 나는 분위기를 풀어주는 술 대신 커피가 지닌 각성효과의 힘을 빌린다. 눈을 뜨고 당신과 눈을 맞추기 위해. 잠은 다음에도 잘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커피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석지연 / 2012년 『작가세계』로 등단했다





#groasting #지로스팅 #커피 #에세이 #커피에쓰다 #커피에달다 #석지연시인 #커피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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